네브리디우스의 반박

네브리디우스의 반박

주여, 저 속고 속이는 자들, 당신 말씀이 울려 나오지 못하는 저들이기에 벙어리 된 말쟁이들을 나는 넉넉히 반박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카르타고에 있었을 그때부터 일찍이 네브리디우스가 곧잘 꺼내던, 그리고 듣는 우리를 흔들어 놓던 논거가 충분했던 것입니다. 곧 저들(마니교도)이 으레 당신과는 상극이라고 내세우는 용적, 이른바 암흑의 종락이 당신이 그와 겨루시지 않는 한, 당신을 거슬러 무얼 할 수 있느냐는 것이었습니다. 당신을 해칠 수 있는 무엇이 있다 친다면 당신은 상함과 썩음을 당하는 자가 되실 것이요, 그 무엇도 해칠 수 없다 친다면 그와 싸울 아무런 근거가 없지 않겠나이까.

이를테면 당신의 한쪽, 당신의 지체 하나, 또는 당신 본체로 좇아 난 종락이, 당신의 창조물이 아닌 상극의 힘과 섞여서 그로 말미암아 썩고 나쁘게 바뀐 까닭에 드디어 행복에서 비참으로 떨어진 나머지 그 구원과 정화를 위해 필요하게 된다는 싸움이 아무 근거가 없다는 말씀입니다. 이렇거늘 저들은 이것이 바로 영혼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당신 ‘말씀’이 그를 건지려고 자유롭고 깨끗하고 오롯하게 때 묻고 썩은 종에게 오셨으나 결국 그 본체가 똑같기 때문에 그 또한 썩을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즉 저들이 당신을 무엇으로 보든 당신의 본체를 아니 썩는 것이라 주장한다면 저따위 말들이 모두 거짓, 그리고 저주를 받아 마땅할 것이요, 썩는 것이라 한다면 이것부터가 거짓이고, 그 첫마디부터 혐기스러운 것이 아닐 수 없는 것입니다.

메스꺼운 내 가슴에서 깨끗이 뱉어버려야 할 저들을 반박하기엔 이것으로 넉넉했습니다. 저들이 당신을 들어 이런 식으로 생각하고 말하는 것은 그 마음과 혀로 무서운 신성모독을 범하지 않고는 스스로 지탱할 수가 없는 까닭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