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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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출기라고 하는 책 이름은 ‘나감, 탈출’을 뜻하는 그리스 말 엑소도스(Eξoδoς)에서 나온 낱말로, 이 책의 내용을 한마디로 요약하고자 한 구약 성경의 그리스 말 번역가들에게서 비롯된다. 사실 탈출기는 앞의 열다섯 장에서,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에서 탈출하는 일을 들려준다. 이집트 탈출은 성경에서 믿음의 핵심을 이루는 주제이다. 곧 이스라엘이 자기를 구원해 주시는 하느님과 관계를 맺게 되는 출발점이 되는 것이다.

흔히 탈출기를 ‘구약 성경의 복음서’라고 부르기도 한다. 신약 성경의 복음서처럼 탈출기가 들려주는 구원이 이스라엘 백성의 믿음의 기초를 이루는 기쁜 소식이기 때문이다(탈출 13,14 이하). 구약 성경의 독자들에게 탈출기는 앞에 나오는 책과 비교해 볼 때, 현저한 변화를 보여 준다. 창세기에서는 하느님과 개인들이(노아, 아브라함, 야곱) 관계를 맺지만, 탈출기에서는 하느님께서 주로 한 백성과 접촉을 하시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탈출기는 이스라엘이라고 하는 백성의 탄생을 이야기한다고 하겠다.

탈출기는 방대한 문학 작품의 한 부분으로서 오경의 다른 책들과 분리할 수가 없다. 사실 탈출기와 민수기를 비교해 보면, 이스라엘인들이 이집트 종살이에서 벗어나 약속된 땅으로 들어갈 준비를 하는 동안의 사건들이 그다지 큰 단절 없이 연속적으로 묘사된다. 마찬가지로 비록 탈출기의 시작 부분이 창세기와는 뚜렷이 분리되지만(야곱 집안이 이집트에 들어온 뒤 이스라엘이 큰 백성이 되기까지는 긴 세월이 흘렀다.), 그 이야기들이 명백히 단절되는 것은 아니다. 또 성막 위를 구름이 덮는 사건이 잠시 이야기를 단절시키지만(40,34–38), 시나이 광야에서의 체류 이야기는 민수 10장에 가서야 끝나며, 탈출 15—18장에서 전개된 광야에서의 이동 이야기도 민수 10장 이하에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