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내용

책의 내용

탈출기는 일화들이 비교적 일관되게 이어지며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스라엘의 이집트 체류(1,1—15,21), 광야에서의 이동(15,22—18,27), 그리고 이스라엘의 시나이 체류이다(19,1—40,38).

첫 부분은 이집트 출발 전의 상황을 묘사하는 것으로 시작한다(1—2장). 이스라엘 자손들은 이집트에 거주하며(1,1–7) 억압을 당하고 있다(1,8–22). 그리고 2장에서 모세의 유년기와 그가 이집트에서 도망치는 이야기가 이어진다. 이스라엘 자손들이 부르짖고, 이에 주님께서 응답하신다는 것이 탈출기의 첫 번째 전환점을 이룬다(2,23–25). 3장과 4장은 모세가 광야에서 부르심을 받는 이야기와 그가 이집트로 돌아오는 일을 들려준다. 그리고 백성이 믿었다는 것을 확인하는 말로 끝맺는데(4,31), 이 말이 홍해에서의 구원 사건을 끝맺는 일화와 함께 이집트에서의 해방 이야기의(5—14장) 시작과 끝을(14,31) 장식한다. 5장에서는 파라오 앞에서 행한 모세의 첫 번째 사명이 좌절되고, 6장에서는 그의 소명이 확인된 후에, 아홉 개의 재앙 이야기와 열 번째 재앙에 대한 예고가 나온다(7,8—11,10). 그리고 이스라엘인들의 맏아들들이 죽음을 피해 가게 해 주는 파스카 축제의 제정(12,1—13,16) 이야기가 나오고, 이집트에서의 완전한 탈출을 장식하는 홍해 사건이 이어진다(13,17—14,31). 미르얌의 노래는(15장) 탈출기 첫 부분을 끝맺는다.

광야에서의 이동 과정을 들려주는 부분은 비교적 짧다(15,22—18,27). 이스라엘인들의 여행 이야기에서 두드러지는 점들은 물과(마라, 마싸, 므리바) 양식의(만나) 공급 문제, 아말렉족과의 전쟁이다. 이 단원에서는 백성의 불평이라는 주제가 대단히 많이 등장한다. 18장은 모세가 장인을 만나고 백성의 우두머리와 재판관들을 세우는 독립된 일화를 담고 있다.

시나이 산에 도달한 이야기는 네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둘씩 서로 대칭을 이룬다. 계약의 체결에는(19—24장) 계약의 파기를 가져온 금송아지의 일화와 갱신 이야기가 연결된다(32—34장). 이 두 이야기 사이에는, 이동 성소의 건립과 예배 의식의 제정에 관하여 주님께서 내리시는 일련의 지시들이 소개되며(25—31장), 이 지시들은 35—40장에서 수행된다. 두 개의 법률집, 곧 십계명과(20,1–17) 계약의 책은(20,22—23,19) 계약이 체결되는 이야기 틀 안에 삽입되어 있다.

유명한 십계명(본디는, “열 가지 말씀”)에는 한편으로는 하느님과의 관계와 관련된 금령들이(우상의 금지), 다른 한편으로는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와 관련된 금령들이 들어 있다. 이 일련의 금령들 사이에 안식일과 부모 공경에 관한 두 개의 긍정적 명령이 나온다. 매우 일반적인 이 규정들은 이스라엘인이 지니는 권리의 근거를 설명하는 주석으로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또 다른 십계명 본문이 신명기 5장에도 나온다. 두 본문의 주요한 차이점은 안식일의 근거에 관한 것이다. 탈출기에서는 안식일이 주님께서 창조를 하신 뒤에 쉬시는 것으로 강조되는 반면에, 신명기 5장에서는 종살이하던 일을 상기하는 것이 안식일의 근거이다.

계약의 책은 종교법, 예배법과 사회적 약자들을(종, 이방인, 과부 등) 보호하는 것을 주목적으로 하는 법들의 모음집이다. 흔히 이 법들을 조건법과 정언법으로 구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