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오로의 생애와 로마서

바오로의 생애와 로마서

바오로는 로마서를 직접 쓰지 않고 테르티우스라는 이에게 받아쓰게 한다(16,22). 이러한 방식으로 로마서를 쓸 때, 바오로는 코린토에서 “온 교회의 집주인인” 가이오스의 집에 머무르고 있었을 것이다(16,23. 그리고 1코린 1,14–15 참조). 그때는 15,25–33에서 볼 수 있듯이, 바오로가 “예루살렘에 있는 성도들 가운데 가난한 이들”을 위하여 모금한 헌금을 가지고(15,25–26) 예루살렘으로 떠나기 직전이다(어떤 학자들은 이미 출발하였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 그는 제3차 선교 여행을 끝내면서 석 달 동안 코린토에서 지낸다(사도 20,3). 그 몇 달 전에는 바로 코린토와 갈라티아에 서간을 써 보냈고, 어쩌면 필리피에 사는 신자들에게도 그리하였을 것이다. 그래서 이 로마서를 쓸 당시, 바오로는 매우 활발히 서간도 쓰고 자기의 신학도 전개시키는 한 시기의 끝에 와 있었던 것이다. 그는 자기가 동방에서 수행해야 할 사명을 마쳤다고 판단한다(15,19–20). 그래서 이제는 복음을 서방에 전파할 계획을 세운다. 그의 마음은 이미 로마와 에스파냐를 향한다(15,24). 그러면서도 그는 예루살렘으로 가는 여행이 어떻게 끝날지 염려한다. 그곳에서 겪게 될 어려움을 예감한 것이다(15,30–31). 이러한 두려움은 사도행전에서도 확인된다. 바오로는 에페소 교회의 원로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그런데 이제 나는 성령께 사로잡혀 예루살렘으로 가고 있습니다. 거기에서 나에게 무슨 일이 닥칠지 나는 모릅니다. 다만 투옥과 환난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은 성령께서 내가 가는 고을에서마다 일러 주셨습니다”(사도 20,22–23). 학자들이 일반적으로 받아들이는 연대표에 따르면, 로마서는 57년이나 58년에 쓰인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겨울 동안에는 기후가 나빠 항해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정기 항해가 속개되는 시기인 초봄이었을 것이 확실하다. 바오로가 이 서간을 직접 받아쓰게 하였다는 것, 곧 로마서의 친저성(親著性)에 관해서는 지금까지 한 번도 의혹이 제기된 적이 없다. 다만 마지막 두 장인 15장과 16장이 문학 비평상 한 가지 문제를 안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수사본들의 전통이 약간 주저하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15장 첫째 각주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