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빌

트루빌

제가 예닐곱 살 때 아빠가 우리를 ‘트루빌’에 데리고 가셨습니다.31 그날 바다에서 받은 인상이 아직도 너무나 생생한데, 그 장엄함이며 파도의 으르렁대는 소리들 모두가 하느님의 ‘위대하심’과 ‘전능하심’을 제 영혼에 말해 주고 있는 듯하여 잠시도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바닷가에서 산책하는 동안 아빠 곁에서 즐겁게 뛰어다니던 저를 한 신사와 부인이 쳐다보던 것이 생각납니다. 그들은 아빠에게 다가와서 제가 딸이냐고 묻고, 아주 예쁘다고 칭찬했습니다. 아빠는 딸이 맞다고 하시고 곧바로 애한테 그런 칭찬하지 말라는 표시를 하셨습니다. 그런데 제 기분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처음으로 그런 말을 들은 거여서 그 전에는 제가 예쁜 줄 몰랐거든요. 사랑하는 원장 수녀님, 당신은 제 천진함을 흐리게 할 어떤 것도 저에게 범접하도록 놔 두지 않으셨고 특히 제 마음속에 허영심을 불어넣을 만한 어떠한 말도 듣지 않도록 매우 주의하셨습니다. 저는 당신과 마리 언니의 말씀만 귀여겨들었습니다. 당신께서 제게 예쁘다고 하신 적이 없기 때문에 그 부인의 찬사나 저를 보는 눈을 그리 대수롭게 여기지 않았습니다.

31. 1878년 8월 8일로 데레사가 생후 5년 8개월 되던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