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고해

첫 고해

아, 사랑하는 원장 수녀님! 죄 고해는 사람에게 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 하는 것이라며 당신께서는 얼마나 주의 깊게 저의 첫 고해를 준비시켜 주셨는지요! 저는 이 말을 굳게 믿었고, 고백할 때도 믿음이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고해성사는 신부님을 통해서 하느님께 말씀드리는 것이므로, 제 마음을 다하여 하느님을 사랑한다는 것도 뒤셀리에 신부님에게 말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당신께 묻기까지 했던 기억이 납니다.

저는 당신께 잘 들어 두었던 고해성사 절차대로, 고해소에 들어가 무릎을 꿇었습니다. 신부님이 살창을 열었으나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제 키가 너무 작아서 손 올리는 데까지 머리가 올라가지 않았으니까요. 그러자 신부님은 저에게 일어나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즉시 일어나 정식으로 고해를 하고 강복도 받았습니다. 이 순간에 아기 예수님의 눈물이 제 영혼을 깨끗하게 해 주는 것이라고 당신께서 말씀하셨으므로 강복과 함께 제 마음이 불타올랐습니다. 제 마음에 새겨진 고해 사제의 첫 훈계는 성모님께 대한 열심을 가지라는 것이었고, 그래서 저는 성모님을 더욱 사랑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고해소를 나올 때 이제까지 그런 기쁨을 맛본 적이 없을 만큼 마음이 가볍고 좋았습니다. 그날 이후 저는 큰 축일 때마다 고해성사를 했고 그런 후에야 비로소 축일다운 날로 느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