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삼촌과 외숙모

외삼촌과 외숙모

외삼촌과 외숙모도 한없이 잘해 주셨습니다. 외숙모는 매일같이 저를 보러 오셨고, 그때마다 수많은 선물들을 가져오셨습니다. 가족의 지인 분들도 저를 보러 왔지만 저는 마리 언니에게 그분들이 안 오게 해 달라고 간청했습니다. 사람들이 무슨 양파 줄 져놓은 것처럼 동글동글 제 침대 주위에 앉아 저를 이상한 짐승 보듯 보는 것이 기분이 나빴기 때문이었습니다. 제가 좋아했던 방문자는 외삼촌과 외숙모뿐이었습니다.

아프고 나서 두 분에 대한 애정이 얼마나 커졌는지 모릅니다. 이분들이 우리에게 그냥 보통의 친척 이상이라는 생각이 더 들었습니다. 아, 아빠가 평소에 자주 그렇게 말씀하셨는데 정말 맞는 말씀이었습니다! 나중에 아빠는 그 말씀이 맞는다는 것을 몸소 경험하시게 되는데, 지금은 천국에서 그분들을 보호하고 축복해 주시겠지요.47 저는 아직 이승에 있는 몸이고 달리 보답할 길도 모르겠으니 사랑하는 두 분을 위해 기도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걸로 스스로 위안을 삼아야겠습니다.

47. 아버지인 루이 마르탱이 노년에 병이 들었을 때, 게랭 부부가 극진히 돌보아 주었다.

레오니 언니도 제게 잘 대해 주었습니다. 저를 즐겁게 해 주려고 최선을 다해 노력했지만 가끔 제가 마리 언니 말고 다른 사람은 다 소용없다는 듯 티를 냈기 때문에 서운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사랑하는 셀린 언니! 언니는 저를 위해 무엇이든 하였습니다. 주일에 산책도 나가지 않고 천치 같은 제 곁에서 몇 시간이고 함께 있어 주었던 착한 언니입니다. 사실 사랑이 아니었다면 저 같은 것한테서 멀리 달아났을 것입니다. 아, 작은 언니들, 제가 얼마나 언니들을 괴롭혔습니까! 저만큼 언니들을 힘들게 한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언니들이 베풀어 준 사랑만큼의 사랑을 받은 사람도 없을 것입니다. 다행히 제가 받은 사랑을 갚아 줄 천국이 있습니다. 저의 하느님은 아주 부자이시니 그분께 받은 사랑의 보화를 덜어 언니들에게 보내며 저 때문에 겪었던 괴로움을 수백 배로 갚아 주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