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장 첫영성체와 기숙학교 시절 (1883~1886)

제4장

가르멜에 갔던 이야기를 하려니, 폴린 언니가 수도원에 들어간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면회를 간 일이 생각납니다. 앞서 이 이야기를 하는 것을 잊어버렸지만, 빼놓을 수 없는 일입니다. 면회를 가기로 한 날 아침에 저는 언제나처럼 침대 속에서 혼자 깊은 마음의 기도를 드렸습니다(언제나 거기서 깊은 마음의 기도를 드립니다. 아가서에 나오는 ‘아가雅歌의 신부’와는 반대로 저는 언제나 제 침대 속에서 사랑하는 이를 만났으니까요). 기도를 드리며 나중에 수도원에 들어간다면 어떤 이름을 받게 될지 생각했습니다. 저는 ‘예수의 데레사’ 수녀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데레사라는 제 아름다운 이름을 떼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갑자기 그렇게도 사랑하는 아기 예수님이 떠올랐고 ‘아기 예수의 데레사’라고 불리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습니다. 저는 그날 면회소에 갔을 때 아침에 가졌던 꿈에 대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곤자가의 원장 수녀님이 제게 “어떤 이름을 주어야 할까?”라고 수녀들에게 물으시다가 그분도 제가 생각했던 이름을 생각하셨을 때 매우 기뻤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같은 생각을 가지게 된 것이 사랑하는 아기 예수님의 친절한 마음씨처럼 느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