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니 언니가 성 글라라 수도회에...
아빠가 언니를 보러 갔다가 돌아오셔서 레오니 언니가 벌써 글라라 수도회의 옷을 입고 있다고 말씀하실 때 느껴지던 그 인자함과 당황함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입니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아빠도 레오니 언니의 행동을 몹시 이상하게 생각하셨지만, 마리 언니가 너무 불만스러워하는 것을 보시고 더 이상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아빠는 우리를 그 수녀원에 데려가셨는데, 겉으로 보기에는 조금도 수녀원같이 느껴지지 않아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와는 반대로 가르멜에서는 모든 것이 저의 마음을 설레게 만들었습니다. 성 글라라 수도회 수녀들의 모습을 보면 호감이 가지 않아서 그들과 함께 머무르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새 옷을 입고 있는 레오니 언니는 아주 얌전하게 보였습니다. 이제는 우리가 언니의 눈을 다시는 보지 못하게 될 것이므로, 레오니 언니는 우리에게 자신의 눈을 잘 들여다보라고 말했습니다(성 글라라 수도회의 수녀들은 사람들 앞에서 눈을 내리떠야 합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두 달 동안의 희생으로 만족하셨고, 레오니 언니는 우리에게 다시 돌아와, 때때로 눈물에 젖은 파란 눈을 보여 주었습니다.64
64. 레오니는 1886년 10월에 성 글라라 수도회에 들어갔다가 견디지 못하고 그해 12월에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