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숑 신부님에게 고해하다

피숑 신부님에게 고해하다

제가 겪은 괴로움을 보여 줄 이야기가 있습니다. 수도원에 들어온 지 두 달 후에 피숑 신부님이 성심의 마리아 수녀의 서원식92 때문에 오셨습니다. 그분은 하느님께서 제 영혼에 행하신 것을 보고 놀라셨는데, 그 전날 성당에서 제가 기도하는 것을 보시고 제 열심이 무척 순수하고 제 길은 매우 평탄할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좋으신 신부님을 뵙고 많은 위안을 받았지만 제 마음을 열어 보여 드리기가 너무나 고통스러워서 저는 눈물에 젖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이제껏 해 본 적이 없는 총고해93를 하여 제 마음을 보여 드렸습니다. 고해를 들으신 후 신부님께서는 제 영혼에 가장 큰 위안이 될 말씀을 하셨습니다. “당신이 대죄를 하나도 짓지 않았다는 것을 하느님과 성모 마리아와 모든 성인 앞에서 선언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덧붙이셨습니다. “하느님께서 당신을 위해서 해 주신 모든 일들에 감사드리세요. 만일 하느님께서 당신을 버리시면 작은 천사는커녕 작은 악마가 될 테니까요.” 아! 저는 그 말을 바로 알아들을 수 있었습니다. 제가 얼마나 약하고 불완전한 존재인지 깨달았던 것입니다. 그리고 감사의 마음으로 가슴이 벅차올랐습니다. 세례의 깨끗한 옷을 더럽히지 않을까 몹시 두려워하던 참이라, ‘우리의 데레사 성녀’가 바라시던 그런 ‘학식과 성덕’을 겸비한 지도자의 입에서 나온 이러한 보증이 예수님의 입에서 나오는 것처럼 생각되었습니다……. 신부님은 제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런 말씀도 하셨습니다. “주님께서는 언제나 그대의 원장과 수련장 수녀님이 되실 것입니다.” 실제로 주님께서는 제 원장 수녀님이며 수련장 수녀님이 되셨고, ‘지도자’까지 되어 주셨습니다.

92. 1888년 5월 22일이다.

93. 이미 고백했던, 평생이나 일정 기간의 모든 죄를 되풀이하여 고백하는 것이다. –편집자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