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일생이...
“인간의 일생이 시작되는 시점까지의 준비 과정보다 더 신비스러운 것은 없다. 열두 살이 되기 전에 우리의 모든 것은 드러난다.”
그러나 아기 예수와 성면聖面의 데레사 성녀의 경우에는 1897년 9월30일, 25세의 나이로 리지외의 가르멜 수녀원 병실에서 폐결핵으로 생을 마감했을 때 비로소 그의 진정한 인생이 시작되었다.
동시대의 프랑스 작가 샤를 페기는 “한 인간의 운명은 그가 태어나고 자란 곳의 토양, 시대, 출신 가문에 의해 결정되며, 조상들과 출신 고장으로부터 물려받은 유산과 그 역사에 종속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아무도 외딴 섬처럼 홀로 존재할 수는 없다. 데레사도 천사처럼 하늘에서 내려온 사람이 아니었다. 노르망디 땅에서 태어난 데레사는 조상이나 고향 땅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였다.
온 세상이 리지외의 데레사 성녀와 그 성녀의 어린 시절을 기리고 찬양하게 되기 훨씬 전에, 데레사 마르탱이라는 알랑송 아이가 있었다.
이 아이가 진정 이러한 은밀한 준비 과정의 신비로운 결과물이다. 부모 중 한 분이라도 자신의 마음이 이끄는 대로 살아갔다면 ‘우리 시대의 가장 위대한 성녀’는 세상 빛을 보지 못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