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레사의 아버지 루이 마르탱

데레사의 아버지...

데레사의 아버지인 루이 마르탱은 1823년 8월 22일 보르도 지역의 군인 집안에서 태어났다. 그는 군인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아비뇽, 스트라스부르 등 군부대의 주둔지를 전전하는 생활을 하며 저절로 군인 가족의 생활에 익숙해졌고, 영화로웠던 나폴레옹 시대에 대한 기억과 향수 속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의 부친은 나폴레옹의 백일천하 때 국왕의 군대에 소속되어 있었고, 왕정복고 시대에는 장교로 복무하다가 1830년 퇴역하여 알랑송에 정착했다.

루이 마르탱은 성격이 꼼꼼하고 논리적이며 혼자서 사색하기를 좋아하는 아이였다. 그래서인지 인내심과 꼼꼼함을 요구하는 시계 기술자가 되고 싶어 했고, 어려서부터 그 기술을 배웠다. 그러다 22세가 되었을 때 더 고독한 삶을 꿈꾸게 되었다. 그는 수도자가 되려고 성 베르나르도 수도원에 지원했으나, 라틴어를 모른다고 거절당했다. 그 후 파리에 잠시 머무르다가 알랑송으로 돌아와 시계 기술자로 살아갔다. 부모님과 함께 퐁뇌프 거리에 거주하는 8년 동안, 일, 기도, 독서, 낚시(그의 유일한 취미였다.), 성당에서 만난 친구들과의 교제, 이런 것들을 하며 수도자와 다를 바 없는 생활을 했다.

오른 지방의 중심 도시인 알랑송은 그 당시 13,600명의 인구가 거주하는 작은 지방 도시로, 고요하고 평온한 삶을 좋아하는 젊은이가 지내기에 더없이 안성맞춤인 곳이었다. 그곳은 특산물로 알랑송 레이스가 유명했는데, 이는 프랑스 전 지역뿐만 아니라 쇠퇴해 가던 프랑스 제국을 요란스러운 사치로 은폐하려던 파리의 상류 사회에서 특히 인기가 많았다.

데레사의 어머니 젤리 게랭은 1831년 12월 23일 농민 집안에서 태어났다. 하지만 그녀의 아버지가 바그람 전투에 참여한 적이 있고, 헌병대에서 복무하다가 퇴역했기 때문에 군인 가족으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젤리 게랭의 아버지는 1844년에 은퇴하여 알랑송 시내에 있는 도청 청사 맞은편의 생블레즈 36번가에 정착했다.

이 엄격한 아버지와 형제들 중 유독 자신에게만 냉정하게 대하는 어머니 아래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젤리 게랭은 언젠가 남동생에게 이런 글을 써 보냈다. “나의 어린 시절과 청소년 시절은 마치 수의처럼 어둡고 우울했단다. 어머니는 널 무척이나 예뻐하셨지만, 나에겐 너무 엄하셨어. 어머니는 좋은 분이셨지만, 나를 따뜻이 감싸 주지는 못하셨지. 그 때문에 얼마나 마음에 상처를 받았는지 모른단다.”4 어머니는 약학을 공부하는 학생이었던 남동생 이지도르와, 젤리 게랭의 언니이며 젤리 게랭과는 친구처럼 각별한 사이였던 엘리즈에게만 사랑을 보였다. 엘리즈는 후에 마리 도지테 수녀라는 이름으로 르망의 성모 방문 수녀회에 들어갔고 젤리 게랭은 평생 이 두 형제들과 편지를 주고받았다. 그녀가 쓴 편지들을 읽어 보면, 걱정이 많고 우울한 듯하면서도 생기발랄한 성격을 가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그녀는 일에 대한 열성, 굳건한 신앙심, 밝고 긍정적인 사고, 유머 감각까지 갖추었다.

4. 1856년 11월 7일 자 편지글.

루이 마르탱과 마찬가지로 젤리 게랭도 한때 수도자의 삶을 꿈꾸었다. 그녀는 알랑송에 있는 오텔디외 수녀원을 찾아갔지만 거절당했다. 그 후 알랑송 레이스 직조 기술을 배워, 언니의 도움을 받아 시내에 가게를 냈다. 기술이 뛰어났고 열심히 일한 덕분에 사업은 크게 번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