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적 학문 분야들 외에 또 다른 가르침이 필요한가

[제1절]

첫째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진행된다. 여러 철학적 학문 분야들 외에 또 다른 가르침이 있을 필요가 없는 것으로 생각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사실 「집회서」 제3장 제22절에서도 “너보다 높은 것을 찾지 말아라.”라고 하는 바와 같이, 사람은 이성(理性)을 넘어가는 것에 대해 시도하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이성에 종속되는 것들은 철학적 여러 학문 분야가 충분히 전할 수 있다. 그러므로 철학적 여러 학문 분야 외에 또 다른 가르침을 갖는다는 것은 불필요한 것으로 생각된다.

2. 그 밖에도 가르침은 유(有)에 관한 것이 아니면 안 된다. 그 이유는 어떠한 것도 유와 환치(전환)되는 진(眞)이 아니면 알려질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철학적 여러 학문 분야는 유의 모든 부분에 대해 논하며 또한 하느님께 대해서도 논한다. 따라서 철학자(아리스토텔레스)가 「형이상학」 제6권에서 말하는 바와 같이 철학의 어떤 부분은 신학, 즉 신적 학문이라 불린다. 따라서 철학의 여러 학문 분야 외에 또 다른 가르침이 성립되거나 있을 필요가 없었다.

 

그러므로 첫째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말하여야 한다. 인간의 이성 이상의 것을 인간은 이성으로 탐구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신앙으로 하느님께로부터 계시된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러므로 [성경의] 같은 곳에서 계속해 “인간의 감각을 넘어가는 많은 것이 네게 주어졌도다.”(「집회서」 제3장 제25절)라고 한다. 바로 이런 점에 거룩한 가르침이 성립된다.

둘째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말하여야 한다. 인식될 수 있는 것에 대한 관점의 차이는 다른 여러 학문을 도입한다. 천문학자와 자연학자는 같은 결론을 논증해 낸다. 예컨대 지구는 둥글다고 한다. 그러나 천문학자는 수학적 방법, 즉 수학적 매사(媒辭), 다시 말해 질료에서 추상되는 매사(媒辭)로 논증한다.그러므로 철학적 여러 학문 분야가 자연적 이성의 빛으로 인식할 수 있는 관점에서 다루는 같은 사물들을 다른 학문이 신적 계시의 빛으로 인식하는 관점에서 다루어도 아무런 지장이 없는 것이다. 따라서 거룩한 가르침에 속하는 신학은 철학의 한 부분의 진리를 갖는 신학과 그 유가 다르다.